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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019 · DOORLESS INN
Doorless 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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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2

307호의 알람시계

매일 같은 시각에 울리는 알람은 하루를 깨우는 대신 어제를 다시 불러냈다.

307호의 열쇠는 다른 열쇠보다 조금 무거웠다. 방 번호판 뒤쪽에 작은 태엽이 숨어 있어, 손에 쥐면 아주 느리게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그날 밤의 손님은 로비에 들어오자마자 카운터 시계를 보았다. "몇 시예요?" 그녀는 인사보다 먼저 물었다.

"열한 시 오십육 분입니다." 내가 대답하자 그녀는 안도하지도, 놀라지도 않았다. 대신 손목에 찬 시계를 풀어 주머니에 넣었다. 시곗바늘은 6시 17분에 멈춰 있었다.

손님의 이름은 윤세아. 장부에는 이렇게 적혔다. 307호. 알람은 꺼지지 않는다. 다만 들을 사람이 바뀐다. 그녀는 지난 한 달 동안 매일 오전 6시 17분 이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눈을 뜨면 늘 자기 방 침대였고, 회사에는 정상 출근한 기록이 남아 있으며, 휴대폰에는 자신이 보낸 메시지들이 있었다. 다만 그녀만 그 하루를 통째로 잃었다.

307호 침대 옆에는 은색 알람시계가 있었다. 전원도 건전지도 없는데 초침은 움직였다. 시계 뒤편에는 작은 종이쪽지가 붙어 있었다. 일어나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다.

장부 기록: 307호 손님은 아침을 잃은 것이 아니다. 아침마다 누군가를 대신 깨우고 있었다.

알람이 울리기 전까지 방은 평범했다. 그러나 6시 16분이 되자 벽지가 축축해지고, 창밖에는 새벽 버스 차고지가 나타났다. 비닐 우비를 입은 아이가 정류장 표지판 아래 웅크리고 있었다. 윤세아는 숨을 삼켰다. "저 아이를 알아요."

아이는 그녀의 동생이었다. 십오 년 전, 새벽 수학여행 버스를 타러 나가던 날 사고를 당했다. 윤세아는 그날 알람을 꺼버렸다. 동생이 더 자게 하려고 한 행동이었다. 버스는 아이를 기다리지 않았고, 아이는 늦지 않으려고 뛰었다. 가족은 누구도 그녀를 탓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매일 아침 자기보다 먼저 일어나야 하는 사람의 시간을 대신 짊어졌다.

알람시계가 울렸다. 방 안의 모든 컵이 떨렸고, 윤세아는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그만하고 싶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런데 그만하면 정말 잊어버릴까 봐 무서워요."

문 없는 여관은 죄를 사라지게 하지 않는다. 다만 죄가 기억의 유일한 형태가 되지 않도록, 다른 모양을 찾아준다. 나는 알람시계를 그녀 앞에 놓았다. 시계 위쪽의 작은 버튼에는 끄기 대신 깨우기라고 적혀 있었다.

윤세아는 한참 뒤 버튼을 눌렀다. 알람은 멈추지 않았다. 다만 소리가 바뀌었다. 날카로운 종소리는 아이가 웃으며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로 낮아졌다. 창밖의 아이는 더 이상 뛰지 않았다. 정류장에 앉아, 오지 않는 버스 대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후일담 선택
알람시계를 가져간다

그녀는 매일 6시 17분에 일어난다. 이제 그 시각은 벌이 아니라 인사다. 차를 한 잔 끓이고, 동생이 좋아했던 노래를 한 곡 틀고, 하루를 시작한다.

알람시계를 307호에 둔다

여관의 307호에서는 비 오는 새벽마다 낮은 알람이 울린다. 윤세아는 더 이상 그 소리를 듣지 않지만,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일찍 눈을 떠 창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