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적환상 관리청
SG-020 · DOORLESS INN
Doorless 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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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3

비어 있는 신발장

한 짝만 남은 운동화들은 모두 집에 가지 못한 발걸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의 손님은 어른보다 먼저 도착한 가방이었다. 로비 의자 위에 축 처진 남색 책가방 하나가 놓여 있었고, 가방 옆에는 흙 묻은 운동화 한 짝이 있었다. 숙박부에는 작은 글씨로 이름이 생겼다. 문하율. 112호. 오른발이 먼저 집에 갔다.

잠시 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카운터 앞에 나타났다. 아이는 자기 가방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다. 대신 한쪽 발만 양말 차림인 것을 내려다보다가, "여기 제 신발 있나요?" 하고 물었다.

112호는 객실이라기보다 학교 현관에 가까웠다. 벽 한쪽 전체가 신발장으로 채워져 있었고, 칸마다 한 짝씩만 남은 신발이 놓여 있었다. 운동화, 구두, 장화, 작은 실내화. 이름표가 붙은 칸도 있었고, 누군가 급하게 지운 칸도 있었다. 문하율의 왼쪽 운동화는 가장 아래 칸에서 젖은 모래를 흘리고 있었다.

장부 기록: 112호의 신발장은 잃어버린 물건을 보관하지 않는다. 돌아가지 못한 시간을 한 짝씩 붙잡아둔다.

아이의 이야기는 단순했다. 하교길에 친구들이 골목으로 불렀고, 장난처럼 신발 한 짝을 던졌다. 신발은 공사장 펜스 너머로 넘어갔다. 아이는 웃어넘겼다. 집에 가서 혼날까 봐, 또 울면 더 놀림받을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 한 발로 뛰었다. 그날 이후 아이는 그 골목을 피했고, 친구들도 피했고, 결국 학교까지 피하게 되었다.

"신발만 찾으면 괜찮을까요?" 아이가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문 없는 여관에서 괜찮다는 말은 너무 큰 약속이었다. 대신 신발장 옆에 놓인 긴 의자를 가리켰다. 의자 아래에는 아이가 그날 떨어뜨린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접힌 쪽지였다.

쪽지에는 친구의 글씨가 있었다. 미안해. 내일 같이 찾으러 가자. 하지만 그 쪽지는 전달되지 못했다. 장난을 친 아이도 겁이 났고, 문하율도 겁이 났다. 그래서 사과는 신발장 아래에 남고, 하교 시간은 한 짝으로 멈췄다.

신발장을 열자 복도 끝이 학교 골목으로 이어졌다. 비가 오는 저녁, 공사장 펜스 너머에서 운동화 끈이 흔들렸다. 아이는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제가 먼저 가도 돼요?" 아이가 말했다. "친구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거 말고."

"신발은 두 짝이어야 걷기 편하지." 내가 말했다. "하지만 사과는 꼭 두 사람이 동시에 해야 완성되는 건 아니야."

문하율은 양말 한쪽이 젖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펜스 앞으로 걸어갔다. 작은 손이 철망 사이로 들어갔고, 운동화는 쉽게 닿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는 울지 않았다. 울지 않으려고 참은 것이 아니라, 이제 울어도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얼굴이었다.

후일담 선택
쪽지를 가져간다

다음 날 문하율은 학교에 갔다. 쪽지는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다. 친구가 먼저 말을 걸지는 못했지만, 아이는 체육 시간에 신발끈을 묶으며 아주 작게 말했다. "그때 나 진짜 싫었어."

쪽지를 신발장에 남긴다

112호의 신발장 아래에는 접힌 쪽지가 남았다. 대신 문하율의 칸은 비었다. 아이는 사과를 기다리는 대신, 자기 발로 다른 길을 골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