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의 전화는 울리지 않는다. 선도 연결되어 있지 않고, 수화기 안쪽에는 먼지만 쌓여 있다. 그런데 그날 밤, 카운터 아래에서 낮은 진동이 들렸다. 수화기를 들자 아무 소리도 없었다. 대신 숙박부의 한가운데 새 줄이 천천히 생겨났다. 이하루. 예약. 아직 도착하지 않음.
예약자는 이상한 이름이었다. 더 이상한 것은 체크인 날짜였다. 오늘로부터 팔 년 뒤. 문 없는 여관은 과거를 보관하는 곳이지 미래를 받는 곳이 아니었다. 나는 장부를 덮으려 했지만, 페이지는 손바닥 아래에서 따뜻하게 뛰었다. 마치 작은 심장처럼.
그때 로비에 젊은 여자가 나타났다. 그는 빗물 대신 병원 소독약 냄새를 데리고 왔다. 이름은 서다인. 그는 예약을 한 적 없다고 했다. 다만 오늘 병원에서 아주 오래 앉아 있었다고 했다. 의사는 여러 가능성을 말했고, 가족들은 각자 다른 위로를 건넸다. 그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이름을 마음속으로만 불러보았다. 하루.
배정된 방은 801호였다. 여관에는 원래 5층까지만 있었다. 그러나 그 밤에는 계단이 더 이어졌다. 801호 문 앞에는 작은 우산꽂이가 있었고, 그 안에는 아이용 노란 우산이 꽂혀 있었다. 방 안에는 침대도 책상도 없었다. 바닥에는 색연필과 그림책, 이름 없는 생일 카드들이 둥글게 놓여 있었다.
서다인은 문턱에서 멈췄다. "저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어요." 그는 말했다. "기뻐해도 되는지, 무서워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제가 너무 겁이 많아서, 오지도 않은 아이에게 벌써 미안해하는 건 아닐까요."
방 한쪽 벽에는 키를 재는 연필 자국이 있었다. 3살, 5살, 7살. 그 옆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비 오는 날엔 엄마랑 여관 놀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것은 미래의 약속처럼 보였지만, 문 없는 여관의 미래는 늘 흐릿하다. 확정된 장면이 아니라 가능성의 냄새에 가깝다.
서다인은 노란 우산을 집어 들었다. 우산 안쪽에는 작은 목소리가 숨어 있었다. "안 와도 괜찮아?" 그는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 우산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방 안의 색연필들이 굴러가며 바닥에 선을 그었다. 선들은 집 모양도, 병원 모양도, 여관 모양도 아닌 둥근 지붕 하나를 만들었다.
"미래의 손님에게 방을 내줄 수 있나요?" 그가 내게 물었다.
"방은 손님이 오기 전부터 가끔 비워둡니다." 나는 여관 주인이 남긴 말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하지만 비워둔 방 때문에 손님이 반드시 와야 하는 건 아닙니다."
서다인은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는 노란 우산을 접지 않은 채 방 가운데 앉았다. 비는 창밖에서 아주 조용히 내렸다. 아직 오지 않은 하루는 재촉하지 않았다. 다만 자리가 있다는 사실만 작고 따뜻하게 남았다.
노란 우산을 가져간다
서다인은 집으로 돌아가 현관 옆에 작은 우산꽂이를 두었다. 그곳이 오래 비어 있더라도, 그는 더 이상 빈자리를 실패라고 부르지 않았다.
801호에 우산을 둔다
801호는 여전히 가끔 열린다. 손님들은 그 방에서 이상하게 안도한다. 무엇이 오든, 무엇이 오지 않든, 기다리는 마음에도 머물 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