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손님은 교복 위에 낡은 패딩을 걸친 학생이었다. 머리카락은 젖어 있었고, 운동화 끈은 한쪽만 묶여 있었다. 그는 대리점 문 앞에서 한참 망설이다가 카운터까지 걸어왔다.
“수능을 망쳤어요.” 아이가 말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늦잠 때문에요.”
도현은 묻지 않고 신청서를 꺼냈다. 서윤은 이제 종이에 먼저 적히는 글씨에 놀라지 않으려 했다. 그래도 사유란에 떠오른 단어를 보자 손끝이 굳었다.
아이는 전날 밤까지 영어 단어장을 붙들고 있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새벽 다섯 시에 죽을 끓여놓고 출근했다. 식탁에는 보온병과 쪽지가 있었다. 먹고 가. 택시비는 현관 서랍에 있어.
하지만 아이는 알람을 껐다. 한 번만 더 눈을 감겠다고 생각했고, 다시 떴을 때는 이미 8시가 넘었다. 전화기에는 어머니의 부재중 전화가 세 통 남아 있었다. 첫 번째는 6시 20분, 두 번째는 6시 45분, 마지막은 7시 03분.
“세 번째 전화만 받았어도 됐어요.” 아이가 말했다. “엄마는 늘 세 번까지만 걸거든요. 바쁘니까. 그래도 세 번째까지는 꼭 걸어요.”
도현은 영수증을 밀어주었다. “돌아가면 알람을 들을 겁니다. 어머니의 전화도요.”
“그럼 되겠네요.”
서윤은 도현의 표정을 보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학생은 돌아갔다. 모니터는 작은 아파트의 새벽을 비췄다. 아이는 첫 알람에 벌떡 일어났다. 죽을 먹고, 보온병을 챙기고, 현관 서랍에서 택시비를 꺼냈다. 세 번째 전화가 울리기 전에 이미 밖으로 나와 있었다.
서윤은 그제야 숨을 놓았다. 화면 속 아이는 시험장 정문을 통과했고, 감독관이 신분증을 확인했다. 세상은 아주 조금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았다.
그러나 모니터는 곧 다른 곳으로 넘어갔다. 버스 안이었다. 어머니가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 그녀는 평소보다 한 정거장 늦게 내렸다. 아이가 전화를 받지 않을까 봐 다시 전화기를 보느라, 내려야 할 정류장을 지나친 것이다.
회귀된 아침에는 아이가 첫 전화를 받았다. 괜찮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안심했고, 전화기를 가방에 넣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류장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평소처럼 회사 앞 횡단보도에 섰다.
초록불이 켜졌고, 배달 오토바이가 빗길에서 미끄러졌다.
화면은 사고 직전에 멈췄다. 대리점은 죽음을 보여주지 않았다. 다만 멈춘 화면 아래에 배송 확인서가 출력되었다.
배송 확인서
처리 상태: 접수 완료
반품 사유: 후회
배송 메모: 신청자의 지각은 회수되었으나, 보호자의 지연 17분이 원위치됨.
서윤은 장부를 움켜쥐었다. “이건 너무하잖아요. 아이가 시험에 늦지 않는 것뿐이었는데.”
“누군가의 늦음이 누군가를 살릴 때가 있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고치지 않습니다. 위치를 바꿀 뿐이죠.”
그날 밤 서윤은 장부 아래쪽에서 낯선 이름 하나를 보았다. 이름은 흐릿했지만 성은 분명했다. 한.
Final Input
세 번째 전화 뒤에 남은 사유를 입력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