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적환상 관리청
SG-030 · REGRESSION AGENCY
Regression Age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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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3

실수

의사는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11분을 반품했다. 11분은 다른 병실에서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 번째 손님은 손을 씻고 또 씻는 사람이었다. 그는 대리점에 들어와서도 손가락 사이를 문질렀다. 비누 냄새 대신 소독약 냄새가 났다.

“응급실에서 사람을 놓쳤습니다.” 그가 말했다. “정확히는 놓친 게 아니라, 늦게 알아봤습니다. 11분만 빨랐어도 살릴 수 있었어요.”

도현은 신청서를 펼쳤고, 서윤은 사유란을 먼저 보았다.

품목
응급실 대기 기록 11분
반품 사유
실수 접수 대기
주의 사항
순서가 당겨질 경우, 이후 순서가 자동 조정됨

의사는 그날 환자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고열, 흉통, 아이의 발작. 그는 모두를 보았고, 모두를 보지 못했다. 4번 침상에 누운 노인은 계속 속이 답답하다고 했지만, 모니터의 숫자는 조용했다.

“조용한 사람이 먼저 죽습니다.” 의사가 말했다. “의대에서 그런 건 안 가르쳐요. 소리 지르는 환자보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환자를 더 빨리 봐야 한다는 걸.”

서윤은 그 말이 변명인지 고백인지 알 수 없었다.

Returned Yesterday

의사는 11분 전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4번 침상으로 먼저 갔다. 노인의 심전도는 정상처럼 보였지만, 의사는 망설이지 않았다. 검사와 처치가 앞당겨졌고, 노인은 수술실로 올라갔다.

모니터 속 의사는 벽에 기대어 숨을 골랐다. 그가 처음으로 손을 씻지 않았다. 서윤은 그것을 보고 조금 안심했다.

그러나 화면은 곧 소아병동으로 바뀌었다. 작은 아이가 수술복을 입고 침대에 앉아 있었다. 아이는 오늘 두 번째 순서였다. 노인의 수술이 끼어들면서 아이의 순서는 세 번째가 되었다. 원래라면 충분했던 마취과 의사의 시간이, 이번에는 퇴근 직전으로 밀렸다.

“모두를 살릴 수는 없습니까?” 서윤이 물었다.

“그 질문은 대리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하지만 아직 입고된 적은 없죠.”

수술실 앞 전광판에 아이의 이름이 한 칸 아래로 내려갔다. 그 순간 의사의 신청서 뒷면에 새 문장이 떠올랐다.

배송 확인서

처리 상태: 접수 완료
반품 사유: 실수
배송 메모: 11분 회수. 동일 병원 내 대기 시간 재배치 완료.

서윤은 장부 옆에 쌓인 신청서들을 보았다. 단순 변심, 후회, 실수. 사유들은 서로 달라 보였지만 모두 같은 모양으로 접혀 있었다. 누군가 자기 몫의 무게를 줄이면, 다른 곳의 종이가 조금 더 두꺼워졌다.

그날 밤 지하 계단 쪽에서 처음으로 발소리가 들렸다. 도현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Final Input

11분을 움직인 사유를 입력하십시오.

응급실11분사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