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손님은 휴대전화를 두 손으로 쥐고 있었다. 화면은 꺼져 있었지만 그는 자꾸만 엄지로 통화 버튼을 찾았다.
“친구가 죽기 전에 전화했어요.” 그가 말했다. “세 번은 아니고 한 번. 한 번뿐이었는데 제가 안 받았습니다.”
서윤은 어제의 학생을 떠올렸다. 받지 못한 전화와 받지 않은 전화는 장부에서 같은 칸에 들어갈까.
손님은 친구와 사소한 일로 멀어졌다고 했다. 동업을 시작했고, 돈이 얽혔고,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마지막 전화가 왔을 때 그는 화면을 보며 생각했다. 내일 받자. 오늘은 너무 지쳤다.
“그 애가 죽은 뒤에야 알았어요. 마지막으로 누구한테든 말하고 싶었다는 걸요.”
도현은 오래 침묵하다가 영수증을 건넸다. “돌아가면 받으실 수 있습니다. 단, 통화는 기억보다 길 수 있습니다.”
전화벨이 울렸다. 이번에는 손님이 받았다. 친구의 목소리는 취해 있지 않았고, 울고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너무 또렷했다.
“너 그때 계약서 바꿨지?” 화면 속 친구가 말했다. “내 이름 빠진 거, 실수 아니었지?”
손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서윤은 그제야 장부의 글자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죄책감이라는 사유 밑에 아주 작은 글씨가 떠올랐다. 거짓말 포함.
통화는 친구를 살렸다. 그는 그 밤 혼자 있지 않았다. 하지만 통화는 동시에 오래 묻혀 있던 일을 꺼냈다. 손님이 숨겼던 계약서, 친구가 잃어버린 지분, 그 뒤로 이어진 빚과 침묵.
친구는 살아남았다. 대신 손님은 다음 날 경찰서에 앉아 있었다. 화면 속 그는 고개를 숙인 채 같은 말을 반복했다. “실수였습니다.”
도현이 조용히 말했다. “대리점은 자백을 대신 써주지 않습니다.”
배송 확인서
처리 상태: 접수 완료
반품 사유: 죄책감
배송 메모: 사망 예정 1건 보류. 은폐 진술 3건 재개봉.
민우는 빈 우편가방을 정리하며 서윤에게 물었다. “너는 왜 여기서 일해?”
서윤은 대답하려다 멈췄다. 이상했다. 그녀는 면접을 본 기억이 없었다. 출근 첫날은 기억나는데, 채용된 날은 없었다.
Final Inp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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