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세 번 왔다. 서윤은 대리점 카운터에서 눈을 떴고, 다시 눈을 떴고, 다시 눈을 떴다. 시계는 매번 8시 31분을 가리켰다.
문밖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모르는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 남자는 자신이 결혼식장에서 도망친 꿈을 꿨다고 했고, 한 여자는 시험장 앞에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병원 전광판의 이름을 본 적 없는 아이가 울면서 4번 침상을 찾았다.
민우의 우편가방은 터져 있었다. 반품된 하루들이 잘못 배송되고 있었다.
서윤은 기록실에서 자신의 신청서를 펼쳤다. 품목란에는 사고 당일이 적혀 있었다. 신청자는 한서윤. 수취인은 한미정. 어머니가 아니라, 서윤 자신이 먼저 하루를 반품했던 것이다.
그녀는 사고 직전 도현에게 붙잡혔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사고 현장을 보지 않게 하려고, 자기 죽음의 하루를 다른 곳으로 밀어낸 것이다. 그 하루는 처리되지 못했고, 대리점은 서윤을 임시 직원으로 붙들어 두었다.
“왜 말하지 않았어요?”
도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서윤의 신청서 마지막 칸을 가리켰다. 반품 사유가 비어 있었다. 빈칸 아래에는 오래된 도장이 희미하게 찍혀 있었다.
환불 불가.
도시는 같은 하루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결혼식장의 신부는 매번 편지를 서랍에 넣었고, 학생의 어머니는 매번 횡단보도 앞에 섰고, 노인은 매번 같은 영화표를 들고 같은 비를 맞았다.
서윤은 깨달았다. 자신의 빈 사유란이 모든 배송지를 흐리게 만들고 있었다. 아무도 자기 하루를 온전히 돌려받지 못했다. 모두가 조금씩 남의 어제를 살았다.
배송 확인서
처리 상태: 오류
반품 사유: 배송 오류
배송 메모: 최종 정산 전까지 모든 반품 건 임시 순환.
민우는 찢어진 우편가방을 내려놓았다. “정산해야 해. 어떤 사유든 네가 직접 입력해야 끝나.”
도현은 처음으로 점장답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입력하면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다만 돌아간 하루가 누구에게 도착할지는, 당신이 선택한 사유가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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